잘먹기/치팅데이

르빵 명동성당 밤식빵 드디어 먹어보다

뇽디 2021. 9. 7. 23:53
반응형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생생정보통 같은 프로그램을 지나가다 우연히 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별 관심도 없었던 저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 풍경이 텔레비전 화면 안에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르빵 명동성당점에서 밤식빵을 만드는 과정을 간단히 브리핑해주면서 르빵 명동성당점을 소개하고 있었던 찰나였습니다. 몇 초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프로그램 내용에 완전히 집중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 무언가에 홀린 듯이 자동반사적으로 핸드폰을 켜고 르빵 명동성당점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빵을 좋아해서 이제 서울의 웬만한 빵집은 거의 알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기도 했으나 그것이 얼마나 경솔하고 되지도 않는 자만심(?)이었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르빵 명동성당점
르빵 명동성당점 입구

 

 

르빵 명동성당점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명동성당 앞 상업시설에 자리 잡고 있는 빵집이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인터파크 명동 북앤샵 서점 플래카드가 걸린 곳이 입구이고 지하에 내려가면 안쪽에 르빵 명동성당점이 곧 보입니다.) 텔레비전에서 밤식빵이 그렇게 인기가 많아서 줄 서서 밤식빵을 구입하고 금방 품절이 되고 만다는 내용을 보았던 터라 밤식빵을 구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함께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내용을 검색하자 르빵 명동성당 인스타 주소가 나왔는데 해당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자 밤식빵을 구매하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상단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밤식빵을 구매하는 방법은 오전 9시에 도착해서 밤식빵을 먼저 선결제한 후에 번호표를 배부받고, 오후 2시에 밤식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다시 방문하면 번호표와 밤식빵을 맞교환하여 수령하면 되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조금 불편한 방법이었습니다. 주말에는 왠지 사람들이 많을 것 같고, 평일 오전에 가야 그나마 널널하게 밤식빵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아, 회사의 연차 날에 늦잠도 포기하고 르빵 명동성당점에 의욕적인 걸음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르빵 밤식빵을 영접하기 전 설레던 순간들..

내심 평일 오전에도 사람들이 많아서 밤식빵을 못사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을 좀 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평일 오전 10시에 도착한 저는 5번쯤으로 번호표를 발부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스타에는 오전 9시부터 선결제시간이라고 되어있으나 제가 르빵 명동성당점에 전화해서 유선상으로 문의했는데 맘모스빵은 정말 아침에 열자마자 품귀현상이지만, 밤식빵을 맘모스빵정도까지는 아니고, 오전 10시 전후로 와도 구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밤식빵도 초절정 인기라고 했는데 밤식빵을 뛰어넘는 맘모스빵이라니.. 맘모스빵도 대단한 녀석일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10시쯤에 도착하니 오전에 갓 나온 빵들이 진열대에 꽤 많이 나와있었습니다. 아직 갓 구운 온기가 빵에 남아있어 비닐 포장도 하지 않은 빵들이 많은 상태였는데 연차를 써서 간만에 일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오전에 갓 구워 나온 빵들에 둘러싸여 어떤 빵들이 맛이 있을까를 고민하며 둘러보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빵도 저 빵도 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에 어떤 빵을 골라야 할지 고뇌에 빠지기도 했지만, 다른 빵집에서 잘 먹어보지 못했던 빵들 서너 개를 먼저 구입하고 밤식빵 번호표를 받아 근처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르빵 밤식빵
르빵 명동성당점 베스트셀러 밤식빵

 

 

르빵 밤식빵, 드디어 나도 먹어보다 

점심도 먹고 명동 구경도 하면서 어느 덧 2시가 되었고 2시가 되자마자 르빵 명동성당점에 쪼르르 달려가서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하던 밤식빵을 손에 거머쥐었습니다. 이 밤식빵 한 개를 사기 위해 반나절을 바친 시간들이 드디어 보상받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뜯어먹고 싶은 냄새와 온기에 인내하기가 참 힘들었지만, 코로나 시국에 밖에서 먹는 것은 포기하고 최대한 집에 빨리 돌아와서 밤식빵을 오자마자 쭈욱 찢어 한입에 넣었습니다. 

 

와... 간만에 밤식빵을 먹어서 그런지 정말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맛이었습니다. 거기다 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밤은 왜 그렇게 많던지.. 불만 아니고 너무 많아서 남는 게 있으신지 의문이 드는 정도였습니다. 밤식빵에 들어가는 밤이 통으로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씹는 맛도 좋고 빵 퀄리티가 확 올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보통 깍둑썰기로 조그맣게 컷팅되어 설탕에 절여진 듯한 밤을 밤식빵용으로 쓰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이었지만, 르빵의 밤식빵은 그런 밤식빵과는 차원이 다른 맛의 깊이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빵 위에 올려져 있는 소보루 토핑도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두껍게 발려있어 오도독 씹는 식감이 참 좋았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빵을 조금 멀리하면서 빵집투어도 소홀해진 요즘이었습니다. 하지만 르빵 명동성당 밤식빵을 접하면서 다시금 빵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인당 1회에 2개밖에 구입할 수 없고, 시간대 별 구입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구매할 수는 없어 아쉽지만 그래서 더 귀하게 맛있는 것 같은 르빵 밤식빵! 날씨가 선선해지면 다시 한번 방문해보아야겠습니다. 

 

반응형